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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길 7코스 걷기 체험기

by Slow by Lois 2025. 9. 10.

 

오전까지 흐렸던 날씨 탓에 제주 올레길 1코스를 미루고, 집 근처 7코스를 걷게 되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선택이었지만, 삼매봉부터 외돌개까지의 풍경은 그만큼의 가치가 있었습니다. 날씨, 체력, 감정의 변화까지 솔직하게 담았습니다.

제주 외돌개 해안 절벽과 소나무 숲, 빛나는 바다 풍경
삼매봉을 지나 외돌개에서 만난 절경, 흐린 날씨 속에서도 빛나는 바다와 기암절벽의 조화

1️⃣ 걷기를 시작하기까지

원래의 계획은 제주 올레길 1코스부터 걸으려고 마음먹고 계획했는데 벌써 두번째로 날씨로 인해 계획을 바꾸었습니다. 아침부터 날씨가 흐리고, 까만 구름이 한라산을 뒤덮어 좋은 사진을 기대하기는 어렵겠다 생각에 새벽에 출발하기로 한 계획을 엎었습니다. 결국 1코스는 다음으로 미루고, 집 근처에 있는 올레길 7코스를 걷기로 하여 오후 2시 15분쯤 나서서 2시 30분부터 걷기 시작했습니다. 초반에는 칠십리 공원을 지나 평지인지라 별로 힘든줄 몰랐지만, 날씨는 후덥지근해서 땀을 많이 흘렸습니다. 문제는 삼매봉을 오르려 언덕을 올라가면서 였습니다.  아침 겸 점심으로 간단히 시리얼만 먹었기 때문에 기운도 없었고, 잠도 부족한 상태였습니다. "괜히 힘든 코스를 고집했나?", "도로 빽해서 내려갈까?", "삼매봉 가지말고 바로 외돌개로 갈까?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쉴때마다 뒤돌아보며 갈등을 했는데 제 인생과 별반 다를게 없다는 생각이 들어 순간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힘들다고 돌아가면 마음이 편할까? 제 성격에 아마도 찔려서 엄청 고민하고 후회할거라는 생각에 결국은 제 코스로 가길 선택했죠. . 뒤로 물러나고 싶은 마음을 꾹 눌러 삼매봉 언덕을 힘겹게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몇 년 전 이 코스를 걸었을 때 삼매봉 위에서 본 바다 풍경이 너무 좋아서, 다시 한 번 그 장면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2️⃣ 삼매봉에서 두머니물공원까지의 기록

삼매봉에 도착했을 때는 땀이 흐르고 숨도 찼지만, 시원한 바람과 함께 펼쳐진 바다 풍경 덕분에 금세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아쉽게도 날씨가 완전히 맑지 않아 한라산은 구름에 가려졌지만, 그 나름의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삼매봉 정상에서 바나나와 귤을 먹으며 약간의 허기를 달래고, 물도 마시며 10분 정도 누워 쉬었습니다. 전에 왔을때는 이렇게 힘들지 안았는데 몇년이 흘렀다고 나이가 들었다는 생각에 열심히 운동해서 다음에는 가뿐히 올라와야겠다 다짐했습니다.

이후 외돌개로 도착하여 사진까지 찍고 난 후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우비를 챙겨와 입고 걷기 시작했고, 비 오는 제주 해안 풍경은 또 다른 감성을 선사했습니다. 원래 7코스는 원령포구까지 이어지지만, 해안도로 공사로 인해 현재는 종착점은 제주올레길 7-1코스와 동일한 서귀포 버스터미널로 단축되면서, 중간 스탬프 찍는곳도 두머니물공원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면서 전체 거리도 짧아져서 약 3~4시간 정도 소요되는 거리로 축소 되었습니다. 저는 체력이 딸리기도 했고 여러번 걸었던 코스라 이곳 저곳 둘러 보느라 천천히 걸었기 때문에, 오후 6시쯤 중간 스탬프 지점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종착점까지 최소 한 시간이 더 소요될 것 같았으나, 마침 친구가 법환 쪽까지 와 있었고, 저도 체력이 바닥나고 배도 고파진 상태여서 7코스는 두머니물공원에서 마무리하기로 했습니다.

이후 남은 구간은 7-1코스와 연계해 다음에 천천히 걷기로 마음먹으며 이날의 여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제주 해안도로에서 본 석양과 하늘을 수놓은 독특한 구름
두머니물공원 스탬프 인증 후, 벤치에 앉아 하늘을 올려다보며 한껏 여유를 느꼈던 순간

3️⃣ 후회보다 좋았던 이유들

걷는 동안 “지금 이 선택이 맞았을까?” 하는 생각도 여러 번 들었습니다. 하지만 결국엔 걷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천천히 걸으며 마주한 풍경들, 외돌개 근처에서 만난 잔잔한 파도 소리, 바닷가로 내리쬐는 햇살은 고요한 감정을 만들어주었습니다.

보통은 빠르게 걷는 편인데, 이날은 의도적으로 속도를 줄이며 주변을 더 많이 바라보았습니다. 풍경을 사진으로 남기기도 하고, 그 속에서 가족, 친구, 부모님 생각도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비가 오는 해안길에서 동영상을 찍으며 걷던 순간은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납니다.

마지막 지점까지 가지는 못했지만, 올레길 7코스를 천천히 걷는 그 경험만으로도 하루가 꽉 찬 느낌이었습니다. 체력이 부족한 상태였지만, 내가 계획했던 걸 결국 해냈다는 뿌듯함도 컸습니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에게 약속했던 작은 계획을 실천한 하루였습니다.

📍 결론: 오늘의 걸음을 기억하며

예상과는 다른 하루였지만, 제주 올레길 7코스를 걸으며 느낀 감정과 풍경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걷는 동안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그만큼 얻는 것도 많았습니다. 자연과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었던 시간, 그리고 다시 떠오른 감사함이 하루를 의미 있게 만들어주었습니다. 다음엔 올레길 1코스를 시작으로 천천히 하나씩 걸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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